2023. 6. 12. 20:54ㆍHorse Riding
취미활동이지만, 승마를 조금 진지하게 하게 되면 취향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말 타는 것 자체가 즐거운데 뭘 하든 재밌는 것 아닌가? 외승인지, 장애물인지, 마장마술인지 왜 뭘 하고 싶냐고 질문하는 것일까?" 했는데, 정말 타다 보니 선호하는 것이 생겼다. 종목마다 말을 타는 방법이 다르고, 그래서 승마장마다 말도 레슨도 다르다. 물론 전부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자유롭게 스위칭이 어렵다 보니 그렇게 선호 순위가 생기는 것 같다.
우선, 나는 아직 말을 다루는 것을 계속 배워가는 중이다. 레슨으로 배우는 시간이 재밌고, 마장마술까지는 아니지만, 마장 안에서 나도 편하고 말도 편하게 풀어가는 것이 (잘 안 되지만) 좋다. 외승은 가끔 마음 맞고 매너 있는 친구들과는 즐기는 정도.
관광하는 해외여행에 흥미를 잃기도 했고, 새로운 자극을 찾고 싶어서 팬데믹 이전부터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즐기고자 서핑도 배워보고, 대학이나 학원의 단기 강의를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다녀왔다. "Dressage Holiday".
Morgado Lusitano
포르투갈에는 Lusitano라는 고유 종이 있다. 전쟁과 투우에도 쓰이고, 마장마술로도 훌륭한 품종이라고 한다. 리스본 공항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Morgado Lusitano에서는 루시타노 품종으로 마장마술 레슨을 받을 수 있다. 기간과 레슨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협의 가능한데, 기본적으로는 7박 8일, 4박 5일 패키지가 있다. 숙박 일수, 레슨(개인 혹은 2인 마장마술 레슨, 조마삭 레슨, 말 교육 레슨 등), 트레킹, 끼니 수, 투어 회사 제휴한 지역 투어 등 개별 가격이 있고, 선택한 만큼 요금이 달라진다.
주소를 찍고 가면 개님이 반겨주신다. 체크인은 입구에서 보이는 건물인 Office에서 하면 된다. 그 뒤는 아주 초급 기승자들이나 어린이를 위한 마장이 있다.
입구 좌측에는 숙소와 식사 공간으로 향하는 또 다른 입구가 있다.
안내센터와 숙소 가는 길 사이에는 수영장도 있어서, 레슨이 없는 시간에 수영도 할 수 있다.
숙소 쪽 입구로 들어가면 양 옆에 역사가 길어 보이는 마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큰 나무 좌측이 레스토랑이다. 아침은 8시 반, 점심은 12시 반 혹은 1시, 저녁은 7시 반이었다. 유동적이다. 아침 먹는 곳에서 2~3일 간 스케줄이 공지되어 있어 내 레슨이 몇 시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마지막 날 몇 시에 이곳을 떠날 수 있는지 몰랐다. 물어보거나 스케줄 조정 미리 요청할 수도 있는데, 상관없이 비워놔서 안 물어봤다.)
5월의 포르투갈의 기후는 정말 아름답다...
내가 묵었던 건물은 이렇게 거실이 있고, 양쪽에 방이 있다. 방하나에 개인 화장실까지 붙어있다. 음료수나 술은 유료고, 물은 무료이다. 18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이제 방이다. 오전 수업을 듣고 점심 먹고 들어오면, 이불 정리와 수건교환이 되어있다. 거실에 난로가 있어서 그런지 건물에 불냄새가 배어있다. 그래서 몸과 짐에서 불냄새가 났다. 그래도 나름 괜찮았다.
초록색은 비치타월이다. 수영할 경우 쓰라고.
헤어드라이와 기본적인 어메니티도 있다. 물 온수와 냉수 조절을 양쪽에서 열어 따로 해줘야 한다. 물이 석회수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거품도 잘 나고. 하지만 양치는 생수로 했다.
변기의 수압은 매우 약하다. 레스토랑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레스토랑 건물의 우측은 마방, 클럽하우스, 마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클럽하우스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레슨 받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고, 서로 영상을 찍어줄 수도 있었다.
클럽하우스에서 더 내려가면 어린 말이나 은퇴마, 쉬는 말들의 방목장이 있다.
클럽하우스 좌측에는 야외 마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주로 장애물을 하는 것 같았다.
클럽하우스 1층.
2층으로 올라가면 지붕 있는 실내(?) 마장을 볼 수 있다.
솔방울이 왜 놓여 있나 했더니, three quarter line과 center line이다.
마방. 교육 중인 말, 자마 포함 30마리가 넘는 말들이 있고, 10마리 정도의 클럽마가 있다.
사진 속 말 친구는 기억에 프랑스에서 얼마 전 온 말인데,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순해서 가방에 넣어오고 싶었다.
장안 하는 곳이다. 말에게 굴레를 씌워 왼쪽에만 밧줄을 묶어 벽의 고리에 걸고 장안 하는데, 뒤에 말이 지나가거나 사람이 지나가도 뒷발 차는 말이 없었다. 이럴 수가...
수장대 역시 굴레 양쪽으로 묶지 않고 벽의 고리에 한쪽만 묶는다.
말 타러 포르투갈에 간다고 하니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보통은 스페인이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많이 가는 것 같다. 유럽의 마장마술 레슨 여행은 작년부터 시간 날 때마다 알아보고 있었는데, 나는 의심도 많고 안전과 위치 등 고려하는 게 많아서 사이트들의 후기를 다 읽어보며 고민만 했다. 후기도 별로 없다.
그러다가 FEI 글을 찾게 되었고, 개중에 고르면 믿을만하다는 생각에 우선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을 고려했다. 독일은 사이트에 예약현황이 있어 이미 마장마술 레슨은 내가 원하는 기간에 예약이 꽉 찼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컨택하니 스페인도 Full booked.
그래서 직항도 없는 먼 유럽인 포르투갈의 Morgado Lusitano를 다녀왔는데, 너무나 만족스럽고 루시타노에 반해버렸다.
아래는 FEI의 유럽 Horse Riding Holiday 추천 글이다.
https://www.fei.org/stories/lifestyle/my-equestrian-life/improve-your-riding-holiday
예약 과정, 가는 법, 준비물, 수업, 코르크숲 트레킹, 음식 등은 다음 글로 나누어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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